디지털 노마드

유럽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보기: 실제 체험기

content6690 2025. 7. 4. 10:45

유럽에서 일하며 사는 삶.
디지털 노마드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본 그림이다.
낯선 도시의 작은 카페에서 노트북을 펴고 일하고, 주말이면 기차를 타고 옆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일상.
나 역시 그런 상상을 품고 유럽으로 향했고, 실제로 포르투갈 리스본, 스페인 발렌시아,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돌며 4개월간 노마드로 생활했다.
하지만 막상 겪어보니, 인스타그램 속 그림 같은 장면보다 훨씬 현실적이고, 때로는 불편한 요소들도 많았다.

유럽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보기


이 글에서는 유럽에서 디지털 노마드로 살며 직접 경험한 현실적인 생활 조건과 장단점, 그리고 체류 팁을 공유한다.
지금 유럽을 계획 중이라면 이 체험기가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.

 

 

포르투갈 리스본 – 디지털 노마드에 최적화된 도시

리스본은 내가 체류한 유럽 도시 중에서 가장 노마드 친화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.
고속 인터넷은 기본이고, 코워킹스페이스가 도시 전역에 퍼져 있어 어디서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었다.
특히 'Second Home'과 'Heden' 같은 공간은 커뮤니티 이벤트와 워크숍이 활발해 외국인 노마드들과 쉽게 네트워킹할 수 있었다.
물가는 유럽 기준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고(월세 70~100만 원대), 음식도 입맛에 잘 맞았다.
다만 언덕이 많아 도보 이동이 은근 피로하고, 인기 도시인 만큼 단기 숙소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단점이었다.

 

 

스페인 발렌시아 – 생활은 편하지만 일하기엔 다소 느린 분위기

리스본 다음으로 이동한 도시는 스페인 발렌시아였다.
햇살, 바다, 여유로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이상적이었고, 장기 체류 노마드에게는 최고의 휴식처처럼 느껴졌다.
하지만 실제로 일해보니 몇 가지 불편함이 있었다.
일단 와이파이 품질은 숙소마다 차이가 컸고, 일부 코워킹스페이스는 현지 중심이라 영어 소통이 제한적이었다.
또한 점심 이후 ‘시에스타’ 문화가 남아 있어서 오후 2~5시 사이엔 많은 곳이 문을 닫아 리듬이 끊기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.
‘여유로운 삶’을 추구하는 노마드에게는 적합하지만, 업무 효율이 중요한 사람에겐 조율이 필요하다.

 

 

헝가리 부다페스트 – 물가 저렴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날씨와 인터넷 환경

부다페스트는 생활비가 유럽 내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.
한 달 숙소비가 60만 원 이하로 가능하고, 음식이나 교통비도 상당히 저렴하다.
코워킹스페이스도 다양하게 있지만, 지역별로 인터넷 품질 차이가 있고 비오는 날이나 정전 시 와이파이가 끊기는 경우도 있었다.
또한 3월~4월에 체류했는데, 하루에 3계절이 바뀔 정도로 날씨 변화가 심했고, 급작스러운 눈, 비로 외출이나 일정이 계속 꼬이기도 했다.
하지만 전반적인 문화와 정서가 차분하고, 동유럽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업무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됐다.

 

 

유럽에서 체류하며 느낀 공통적인 장단점

3개국을 돌며 살았지만,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다음과 같다.

장점

  • 유럽 특유의 문화·예술적 감성이 일상에 녹아 있어 감정 소모가 적다.
  • 도시 간 이동이 자유롭고 저렴한 LCC 항공, 유레일 패스 덕분에 업무와 여행의 균형을 잡기 좋다.
  • 대부분 국가에서 디지털 노마드 비자 또는 장기 체류 옵션이 생겨나고 있다.

단점

  • 비자 조건이 국가마다 달라 복잡하고 까다로운 편
  • 치안은 전반적으로 괜찮지만 소매치기, 교통비 사기 등 관광객 대상 범죄 주의 필요
  • 영어가 완벽하게 통하지 않는 지역이 아직 많다

 

유럽 노마드를 계획하는 사람에게 드리는 팁

  • 숙소는 무조건 먼저 예약하지 말고, 일주일 단기 → 현장 계약이 효율적
  • 포르투갈 D8 비자, 스페인 비자 프리랜서 타입 등 체류용 비자 제도 확인 필수
  • 생활비는 도시마다 차이 있지만, 월 150만~250만 원 예산이면 충분히 가능
  • 의료 시스템이 탄탄하긴 하지만, 여행자 보험은 반드시 가입하고 출국할 것
  • 지역 커뮤니티(Facebook 그룹, Telegram) 활용하면 정보+인맥+거래까지 한 번에 가능

“화려한 도시 뒤에는 예측할 수 없는 현실이 있었다”

유럽은 분명 디지털 노마드에게 꿈같은 곳이 될 수 있다.
단, 감성만 따라가다가는 현실에서 부딪히기 쉽다.
준비된 노마드는 유럽에서도 일하고, 돈 벌고, 살아남는다.